11-2. 지붕가구에 대하여
서까래
▶ 도리 위에 건너지르는 긴 부재로 지붕을 받으며 놓이는 위치에 따라 명칭이 다름
▷ 삼량가인 경우 서까래는 처마도리와 종도리에 한 단만 걸치면 되는데 이 경우 서까래 또는 연목이라고 함
▷ 그러나 오량가에서는 처마도리에서 중도리까지 걸치는 것과 중도리에서 종도리까지 두 단의 서까래가 걸림
▷ 이때 하단 서까래는 처마내밀기가 있어서 상단 서까래보다 긺
☞ 그래서 하단 서까래를 장연이라 하고 상단 서까래를 단연이라고 부름
☞ 또 칠량 이상의 가구에서는 장연과 단연 사이에도 서까래가 걸리는데 이를 중연이라고 부름
▷ 지붕 중간에서는 서까래가 나란히 걸리지만 추녀 양쪽에서는 마치 부채살과 같이 서까래를 설치
☞ 이를 부채살과 같다고 한여 선자서까래, 선자연이라고 함
☞ 선자연은 추녀 쪽으로 갈수록 길이도 길어지고 위로 치켜 올라가는데 이는 지붕의 안허리곡과 양곡 때문임
☞ 특히 평연 구간보다는 선자연 구간에서 앙곡이 현저한데 이를 위해 선자연 아래에는 추녀 쪽이 높은 삼각형 받침목을 두고 이를 갈모산방이라고 함
▷ 일본에서는 선자연기법이 사라지면서 추녀 옆쪽 서까래도 평연과 똑같이 나란히 걸리는데 이를 나란히서까래, 평연이라고 부름
☞ 일본은 선자연기법이 사라지면서 서까래가 장식부재화하여 서까래를 달아매기 위해 지붕 속에 하네기라는 부재를 건너질러 지붕이 두꺼워짐
☞ 중국 청나라 선자연은 뒷뿌리가 하나의 꼭지점에서 모이지 않고 추녀 옆에 엇비슷하게 붙는데 이를 한국에서는 마족연 또는 말굽서까래라고 함
☞ 한국에서는 선자연을 제대로 걸 수 없는 서민들의 살림집이나 추녀가 긴 우진각 지붕에서 사용되었음
▷ 겹처마에서는 서까래 끝에 방형의 짧은 서까래를 하나 더 걸어주는데 이를 부연이라고 함
☞ 부연은 처마를 깊게 할 목적으로 사용하지만 장식적인 효과도 있음
☞ 서까래의 끝부분(빠져나온 길이의 약 1/3지점부터)을 한복 소매처럼 살을 걷어내는 소매걷이를 함
☞ 이렇게 하면 둔탁해보이지 않고 날씬하고 힘 있어 보임
☞ 또 서까래나 부연의 말구를 직절하지 않고 빗자르며, 양 옆면도 밑 부분이 폭이 좁고 위가 넓은 역사다리꼴로 만들어 밑에서 올려다봤을 때 시각적인 무게감과 위가 좁아 보이는 착시현상을 없애줌
☞ 이러한 착시현상의 교정은 한국건축에서는 곳곳에 나타나며 한국건축이 아름답고 세련되게 보이게 하는 역할을 함
▷ 부연은 서까래 위에 열을 맞춰 걸기 때문에 서까래와 숫자가 같은 것이 일반적
☞ 그러나 때에 따라서는 추녀 양쪽이 많이 벌어져 보이는 경우가 있어서 이 부분에서만 부연을 하나 더 넣어주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새발부연이라고 함
평고대와 연함
▶ 평고대는 추녀와 추녀를 연결하는 가늘고 긴 곡선부재
▷ 평고대는 처마곡을 결정하는 중요한 부재로 처마곡에 맞는 공선부재로 만들기 위해 미리 재료를 구해 양쪽을 고정시키고 가운데에 돌을 매달아 자연스럽게 처지도록 만듦
☞ 즉 지구의 만유인력에 의해 만들어진 현수곡선이 한국건축의 처마곡과 지붕곡이 됨
☞ 한국건축의 처마곡은 입면에서 볼 때 양쪽 추녀 쪽이 치켜 올라간 앙곡과 위에서 내려다 볼 때 추녀 쪽이 빠져나간 안허리곡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것이며 바로 이 앙곡과 안허리곡을 만드는 것이 평고대임
▷ 한국건축은 처마곡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지붕면에도 곡이 있는데 이를 지붕곡이라고 함
☞ 이처럼 지붕면을 직선으로 하지 않고 곡선으로 하면 직선보다 거리는 길지만 오히려 빗물은 더 빨리 배수됨
▷ 홑처마일 경우에는 평고대 위에 연함을 올리고 바로 기와를 얹지만 겹처마인 경우에는 평고대 위에 부연을 설치
☞ 그리고 부연 끝에 다시 평고대를 하나 더 두는데 이를 부연평고대라고 부름
☞ 때로는 서까래 끝에 걸린 평고대를 초매기, 부연 끝에 걸린 평고대를 이매기라고도 함
▷ 겹처마인 경우 초매기 위쪽, 부연 사이사이는 트여있게 마련인데 이를 막기 위해 얇은 판재를 부연 양쪽 볼에 홈을 파 끼워 넣는데 이를 착고판이라고 함
▷ 봉정사 극락전과 같은 고대건축에서는 얇은 착고판을 만들고 홈을 내어 끼워 넣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아예 초매기와 착고판을 한 덩어리로 만들어 '⍽'형으로 따내 부연을 끼운 사례도 볼 수 있음
▷ 도리 윗부분 서까래 사이도 트여 있는데 서까래는 둥글기 때문에 판재로 막지 못하고 흙으로 막고 회를 발라 마감하는데 이를 당골막이라고 함
▷ 평고대 위에는 기와골에 맞춰 파도모양으로 깎은 기와 받침부재가 올라가는데 이를 연함이라고 함
☞ 연함 단면은 삼각형으로 생겼으며 평고대까지는 목수의 일이지만 연함은 기와 일을 하는 와공이 자귀로 깎음
개판과 신자
▶ 개판은 서까래나 부연 사이에 까는 판재
▷ 한국에서는 개판을 깔 때 서까래와 같이 길이방향으로 까는데 그래야 밑에서 보았을 때 깨끗하게 마감되기 때문임
☞ 중국 당나라 때 포광스 대전과 같은 건물에서는 개판을 서까래와 직각방향으로 옆으로 길게 깐 것을 볼 수 있음
☞ 밑에서 보면 횡선이 보여 갈끔하지 못함
☞ 개판은 서까래에 못을 박아 고정하는데 못은 한쪽에만 박는데 양쪽에 못을 박으면 건조에 따른 수축에 대응하지 못해 갈라지기 때문임
☞ 개판은 평고대와 만나는 부분에서는 홈을 파 끼워 넣어 맞춤
▷ 부연에도 마찬가지 방법으로 개판을 까는데 서까래 위 개판과 구분하기 위해 부연 위에 있는 개판을 부연개판이라고 부름
☞ 개판은 물량도 많이 들어갈 뿐만 아니라 톱이 발달하지 않은 고대건축에서는 만들기도 어렵고 가격도 비쌈
☞ 따라서 궁궐이나 사찰, 부유한 양반집이 아니면 사용하기 어려움
▷ 따라서 개판을 대신해서 싸리나무나 수수깡 등을 새끼로 엮어 깔았는데 이를 산자라고 함
☞ 산자 아래에서는 진흙이나 회를 치받이하여 마감
☞ 접착력을 위해서 산자엮기는 거칠고 사이가 떠서 위에서 바르는 알매흙과 치받이 흙이 일체식으로 붙어있도록 하는 것이 좋음
- 참고 문헌 : 알기 쉬운 한국건축 용어사전(김왕직) -